사진론1

Writings 2005. 9. 16. 14:24


 

 사진에 관한 현재의 심정

지난 주말에 예상외로 참신한(?) 모델 3명을 여러장에 나누어 담고 RAW파일만으로 찍어보는

새로운 시도를 해 놓고도 한동안 사진을 포스팅하거나 작업할 의욕을 잃고 주저하고 있다.

무엇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때문인 듯 싶다.

단순한 취미로서인가? 아니면그 토록 갈구하던 가장 심도 깊은 표현예술인가?

그저 눈길을 잡아 끄는 젊은 여자들로 도배를 해 놓고 예술이라 하는가,연습이라 변명하는가?

아니면 대중예술의 본질이란 이런 것이기에 더욱 더보기 좋은 여인을 찾아 헤매는 것이 더욱 솔직한

그대 나름의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란 말인가?

사실 일몰의 아름다움이나 탁트인 바다의 시원함이나멋진 여자들만을주로찍으려 한 것은 아니었다.

내 마음속을 진하게 울리고 지나갔던골목길의 연탄재, 밤하늘의 갈가마귀,

피로와 상념에 젖은 고뇌하는 오늘날의 자화상 등등 뭔가 표현하고픈 것이 많았다.

그런데 그러한 것은 나의 마음이 피사체에 반영되지도 못할 뿐더러

설혹 강렬히 원하여 그럴싸하게 포장되어도 보는 이는 그저단순한 무감각의 연탄재일 뿐인듯 했다.

멀쩡한 기분마저 칙칙하게하는 회색도시를 만들고 말겠다는...

폰카와 더불어 현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만큼이나 기록용으로 저장되는 매체가 너무도 많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저장하는 것인가?

그저 그당시의 감상을 되짚어 내기에는 100만화소의 똑딱이로도 충분한데

왜 수백만원의 장비를 챙겨 놓고도 늘 더 좋은 장비에 대한 탐욕으로 눈이 멀고 있는 것인가?

목표를 분명히 해야 겠다고 가끔 되뇌였다.

누구를 위한,무엇을 위한, 어떤 사진인가에 대하여 언제나 떳떳하고 싶었다.

그런데 자주 허무하다.

장비의 싸움인지, 후보정 포토샵 기술의 차이인지,아니면 디지털 아트로서의 재탄생인지?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유아적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계속 방황하는 마음이 잠시 카메라 가방을 멀찌감치 떨어 뜨려 놓았다.

....바보같은 질문. 욕심만 덩그러니 드러나 보이는 유치한 생각....

사실 누가 뭐라고 해도 느끼는 사람은 느낀다고 믿는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손바닥처럼 다 보고 있는 것이 확연함에도

애써 변명하는 듯하다.

...........

하여, 마음을 비워야 겠다.

그냥 찍을 때가 가장 좋은 것임을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냥 찍는다.

그냥 찍는다.

無心 하게 나의 마음과 카메라와 피사체가 같이 어울어 지는 그곳으로 그냥 가자.

강렬한 삶의 원초적 본능과 아련한 가슴시린 추억을담아낼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

다시금 원점에서 출발하고 싶다.

그 소재의 한정성이든

그 가공의 인위성이든

그 결과의 형유물이든

누가 뭐라든

정말로 놓치고 싶지 않던저 아득한 빛의 끄트머리를 부여 잡고

그냥 계속햇빛 사냥을 진행하고 싶다.

또 다른 내가 뭐라고 딴지를 걸던지 말던지

그냥 무심히 진군을 하고프다.

무심히...

.........

요즘

내가 나를 너무 속시끄럽게 하고 있다.

- 디지탈 세월 겨우 2만컷 정도의 연습끝에 잠시 방황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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