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Writings 2005. 7. 26. 10:13


<사진: 한여름 조금이라도 시원하시라고...>

나는 이제 감히 행복을 논하려 한다.

무엇이 행복인지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도 있고 그 정도의 충분한 경험도 했다고 확신한다.

나의 이야기라면 의미가퇴색될 수 있기에주위에 행복을 구가하는 분들을 빌어 "행복"에 도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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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여자를 사랑하는 나는 행복합니다.

멀리서 실바람타고 날아오는 밝은 그녀의 웃음소리에 내 마음은 파동을 칩니다.

원색의 일렁이는 풍성한 3단 레이스 스커트도 예쁘고

단을 일부러 풀어헤친 짧은 청치마에 긴 싹스도 도발적입니다.

그녀의 깊은 눈망울과 키스를 부르는 촉촉한 입술에 가슴은 뛰고

가지런한 하얀 치아에 향기를 느낍니다.

나는 더이상 생각지 않습니다.

그녀가 괴테를 논하고 페미니즘에 열변을 토로하지 않는다고 난 비난하지 않습니다.

나의 가슴에 그대로 청포도처럼 맺혀 준 것만으로 난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술을 즐겁게 마실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일상에 찌들어 도저히 탈출할 수 없을 때 잠깐 사이에도 우린 남태평양에 갈 수도 있지요.

정구지 절인 새콤한 서비스 안주 하나로도 시원스레 생맥주 5잔은 마시지요.

풍성한 과일모듬, 북어포가 잘 버물여진 쫄깃한 골뱅이, 훈제의 독특한 향이 느껴지는 바비큐.

친구와 어깨동무하며 옛날로 돌아가면 모든 맺힌 것이 술술 풀리는 술이 있어 행복합니다.

나는 더이상 마시지 않으려 애씁니다.

너무 잘난 내 자신을강화하고 싶을 때는, 내 자신이 비참하고 열등해서 술로라도 만회하고 싶을 때는,

술을 빌어 사랑을 갈구하고, 술을 빌어 용기와 비젼을 갖을 때는 많이마시지 않으려 애써 봅니다.

그러나 만취해서 들어가는 휘청거리는 새벽에

왜 그리도 희미한 불빛을 달고 있는 전봇대는 쓸쓸한지 마음에 눈물을 흘릴 때

갑자기 스쳐지나가는 밤까마귀를 보며 온 몸에 전율을 느낍니다.

힘든 일입니다. 전봇대에 매달려 내 자신을 억지로 잊으려 하는 일은...

다음에 술마실때는 친구와 소달구지 타고 마시는 것으로바꾸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공초 오상순은 아닐지라도 나 또한 낭만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행복합니다.

광활한 대지에서, 녹음 우거진 계곡에서, 이태리풍으로 꾸며진 커피숍에서...

그녀와 헤어졌을 때,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게 되었을 때, 아픔을 가슴에 묻으려 할 때...

그는 늘 내곁에서 나를 조용히 위로해 주었기에 아직도 그와 이별을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그와 함께 있어도 여전히 튼튼한 심폐기능에 난 행복합니다.

아이들의 등살에 마눌님의 성화에

언젠가 그와 이별할 지 몰라도 추억으로도 행복할 것입니다.

난 행복합니다.

못가진 아홉 가지에 분노하고 배분의 정의를 실현코자 애쓰지 않아도

가지고 있는 한 가지가 내겐 너무 풍족하여 난 행복합니다.

사랑!

이 세상에 단 한 번 뿐인 삶에 의미있는 생명을 불어 넣어 준

그 사랑을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산도 없고, 논리도 없으며, 시작과 끝도 없을 사랑이 온 몸에 퍼져올 때

아! 난 사랑의 대상조차 없음에도 넘치는 사랑을 느끼며

행복할 수 없는 육신과 물질을 가지고 있슴에도 난 진정으로 행복합니다.

이제는

아무런 불평없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절대 지적존재의 부름에라도 기쁘게 달려 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름다운 지구의그 모든 것들을...

그리하여

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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